C40 리차지는 볼보 95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기차로만 설계된 모델입니다. 플랫폼은 전기차 전용이 아닌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 XC40·폴스타2와 같습니다.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싱글모터와 듀얼모터 두 가지입니다. 국내에는 듀얼모터를 장착한 모델만 팔립니다. 모터를 앞·뒤축 각각 하나씩 장착해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7.3kg.m를 냅니다. 도심과 근교 등 일상 영역을 소화하기에 차고 넘치는 힘입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7초. 스포츠카 못지않게 빠릅니다. 최고 속도인 시속 180km까지도 금세 도달합니다. 볼보 측은 모터 온도를 70도 이하로 유지하는 수냉 시스템을 탑재해 모든 주행 조건에서 일관된 성능을 낸다고 주장합니다.
잘 나가는 만큼 거동도 안정적입니다. 예리한 핸들링, 50대 50에 가까운 앞·뒤 무게 배분, 탄탄한 하체, 앞·뒤 너비가 다른 타이어 세팅 등으로 끈끈한 접지를 이어갑니다. 각이 깊은 굽잇길 역시 매끄럽게 돌아나갑니다.
회생 제동 단계는 조절할 수 없습니다. 오직 원 페달 드라이빙만 있을 뿐입니다. 가속 페달 하나로 가속·감속·정차를 지원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은 '센터 디스플레이→설정→주행환경'에서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과정이 꽤 복잡합니다. 물리적인 버튼이 필요해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받은 배터리 용량은 78kWh입니다. 제원상 주행거리는 356km. 앞서 언급한 원 페달 드라이빙을 사용하는 등 에너지를 절약하면 최대 390km까지 이동 가능하다. 주행 중 남은 주행거리를 확인하려면 '센터 디스플레이→항목→주행거리'에 들어가야 합니다. 계기판은 배터리 잔량만 보여줍니다. 아쉽다. 충전은 급속이 40분에 80%, 완속이 11시간에 100%입니다.
외관은 '익숙한 것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볼보 디자인 철학 아래 XC40을 디자인한 디자이너 유리 잠카벤카의 스케치 디자인을 발전시켰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쿠페 스타일 루프라인. 견고한 XC40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바꾸는 핵심 요소입니다.
볼보 시그니처 디자인인 '토르의 망치' 램프는 픽셀 기술 기반 신규 LED 헤드램프로 멋을 냈습니다. 그릴은 통풍구가 없는 전기차 전용 그릴입니다. 휠은 2018년 볼보가 선보인 360c 콘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공기저항을 줄여 주행거리를 늘린다.
리어 스포일러도 장착했습니다. 다운포스를 높여 안정적인 고속 주행을 지원합니다. 보기에도 매력적입니다. 기능과 조형 모두를 만족하는 부품입니다.
실내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시보드·도어패널에 구현된 3차원 형태 반투명 토포그라피 데코입니다. C40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 요소다. 모터 스타트·스톱 버튼도 없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기어 레버를 D로 두면 모터가 활성화됩니다.
볼보가 자랑하는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아리아"라는 명령어로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음악 등을 끄고 켤 수 있습니다. ▲목적지 도착 시 예상 배터리 잔량 확인 ▲경로 탐색 시 충전소 자동 경유 ▲현재 배터리로 주행 가능 범위 조회 등도 제공합니다.
마감 소재는 모두 환경 친화적입니다. 3차원 데코는 재활용 플라스틱, 카펫은 100% 재활용 패트 플라스틱 병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죽은 쓰이지 않았습니다. 볼보 모델 최초입니다.
공간은 적당합니다. 쿠페 스타일 루프라인을 갖췄음에도 2열 머리공간이 좁지 않습니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489리터고 60대 40 비율로 접히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1천205리터로 늘어납니다. 트렁크 용량은 31리터입니다.
C40 리차지는 매력적인 전기차입니다. 성능·조형 모두 인상적입니다. 조립품질도 우수합니다. 가격은 6천 391만원으로 합리적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저렴하다. 그럼에도 고민에 빠지게 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기아 EV6·제네시스 GV60·벤츠 EQA 등 비슷한 값에 살 수 있는 전기차가 너무 많기 때문. C40 리차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유니크 셀링 포인트가 희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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