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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 한국 최초 수상

by 제리베어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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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양화과 졸업한 후
그림책 활동으로 꾸준히 명성
어린이들의 꿈·어른의 현실

묘한 경계를 효과적으로 표현
20여 국에 작품 판권 수출

 

 

이수지 작가. (사진=동아일보)

 

 

이수지 작가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국내 작가가 ‘어린이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적 권위의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아시아에서는 1984년 미츠마사 아노 이후 두 번째 쾌거입니다.

안데르센상을 주관하는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아동도서전 현장에서 올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이 작가는 프랑스의 마리오드 뮈렐과 함께 올해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올해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마리오드 뮈렐(글 부문), 한국의 이수지(그림 부문) 작가. IBBY 유튜브

 

 

이 작가는 앞서 2016년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올해 두 번째로 후보에 올라 수상자가 됐습니다. 올해는 이 작가를 포함해 이탈리아의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일본의 아라이 료지, 폴란드의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아르헨티나의 고스티, 캐나다의 시드니 스미스까지 총 6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안데르센상은 세계적인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1956년 제정됐습니다. 짝수 년도마다 글작가와 그림작가 각각 한 명씩을 선정합니다. 토베 얀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거쳐간 아동 도서 분야 최고 권위의 상입니다. 

 

작품이 아닌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현존 작가 중 아동문학에 큰 공헌을 했다고 여겨지는 작가에게 수여합니다. 글쓰기와 일러스트레이션의 미학적 문학적 자질, 아동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 아동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능력을 바탕으로 선정합니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파도야 놀자'.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이 작가는 영국 런던 캠버웰예술대에서 북아트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표작은 ‘파도야 놀자’, ‘거울 속으로’ 등입니다.

이수지 작가는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글에 그림을 그린 책으로도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중국 작가 차오원쉬엔의 글에 그림을 그린 『우로마』로도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했습니다.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거울 속으로'.

 

 

서울대 서양학과 재학 시절 북 아트에 빠진 이 작가는 영국 런던 캠버웰예술대에서 북 아트를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북 아트는 책을 지그재그로 접어 병풍처럼 펼치게 하는 등 책의 물성(物性)을 예술적으로 극대화한 장르입니다. 

 

이 작가는 “일반인에게 친숙하고 가까운 책을 색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 때문에 북 아트에 끌렸다”며 “책의 물성을 이용하는 법을 배운 게 작품세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했습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이 작가는 그림책을 연극 무대처럼 활용한다”며 “그의 실험적인 작품 세계가 세계에서 인정받았다”고 말했습니다.

 

 

5.7m 길이의 종이에 담은 그림책 ‘물이 되는 꿈’은 책의 물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이수지 작가의 특기를 제대로 활용한 작품이다. 이 작가가 가수 루시드 폴의 동명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으로, 책장들을 하나로 이어붙여 아코디언처럼 펼쳐진다. (사진=동아일보)



가수 루시드폴의 동명 노래를 바탕으로 이 작가가 만든 그림책 ‘물이 되는 꿈’(2020년)은 파란 수채 물감으로 맑게 그린 그림들을 하나로 이어 붙여 아코디언처럼 펼쳐지게 했다. 길이가 5.7m에 달합니다. 

 

올해 2월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을 수상한 그림책 ‘여름이 온다’(2021년)는 물풍선 놀이를 색종이와 색 스프레이로, 악보와 쏟아지는 물을 색 테이프와 스티커로, 하늘로 치솟는 물줄기를 색실에 물감을 묻혀 각각 표현했습니다. 

 

박지은 비룡소 편집주간은 “그림책은 글 없이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매체”라며 “이 작가는 그림책만이 도전할 수 있는 실험을 최대치로 시도하는 예술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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