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 쇼크에 폭락 (5월 CPI 8.6% 상승, 41년만에 최고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41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 하락했습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0.00포인트(2.73%) 하락한 3만 1392.79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S&P500지수도 116.96포인트(2.91%) 떨어진 3900.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4.20포인트(3.52%) 급락한 1만 1340.02에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시장은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치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개장 전 발표된 CPI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인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습니다.

 

지난 3월 기록한 전년 대비 8.5% 상승도 뛰어 넘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전문가 전망치이자 전월 수치인 8.3%도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번 달 대형 변곡점이었던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큰 폭 상회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주요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및 경제성장률 전망치 (사진=매일경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표 발표 이후 위험 선호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시장은 약세로 전환했다"며 "소비자물가지수 서프라이즈는 연료가격이 100% 넘게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뛰어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인플레이션 의존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베이스 경로로 상정해야 한다는 기존 관점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가 상승세는 전 품목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는데 특히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4.6%, 식료품 가격은 11.9%나 급등했습니다. 이는 1979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가솔린 가격이 2.7%에서 무려 16.9%로 폭등해 유가를 잡지 못하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더 커졌다는 평가입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6%, 전월 대비 0.6%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습니다.

 

 

(출처=sectorspdr)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봉쇄, 주요 정유 공장 폐쇄 등 요인의 폭풍"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거의 모든 곳에서 목격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우려까지 나왔다.

긴축 우려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3.17%대까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고성장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모두 하락했습니다. 임의소비재가 4%대 하락했고 금융, 소재, 기술 관련주도 3%대 하락율을 나타냈습니다. 에너지 관련주도 약 1.7% 떨어졌습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삭스가 넷플릭스에 대한 매도를 권고하면서 넷플릭스 주가가 5% 떨어졌으며,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도 5%대 하락했습니다. 테슬라와 애플은 각 3%대, 아마존도 5% 이상 떨어졌습니다.